브랜드가 팝업 스토어를 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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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장에 들른 고객들은 단순히 상품 구매만 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이 곳에서만 얻을 수 있는 독특한 경험 또한 기대합니다.
오늘날 비대면 라이프는 기술의 발전과 팬데믹 시대를 지나 가속화되었고, 외출 없이 물건을 구매하며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만남도 이제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간, 이동 비용의 절감과 편리함을 강점으로 가진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떤 브랜드들은, 이러한 편리함을 누릴 수 없음에도 고객들이 직접 오프라인으로 찾아오게 하는 수단을 마련하였습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특수 매장, 팝업 스토어가 그 중 하나입니다.
그간 쇼픽에서는 브랜드가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들을 다루어 왔습니다. 이번에는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브랜딩을 풀어내는 팝업 스토어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팝업 스토어는 짧은 기간 동안만 운영되는 소매점입니다. 기간 한정 공간성 이벤트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특정 용도로 갑자기 생성되고 사라지는 팝업 창에서 착안한 명칭입니다. 미국의 종합 유통업체 타깃이 2002년 2주 간의 블랙프라이데이 판매를 위해 설치한 임시 매장이 시초였다고 합니다.
팝업 스토어는 단순히 판매 매장 용도로만 쓰이지 않습니다. 물리적 공간을 해당 브랜드의 메시지로 가득 채우고 고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둡니다. 고객이 브랜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수용하게 하는 것입니다. 공간을 이용한 브랜딩과 고객 경험 제공이라는 점은 플래그십 스토어와 유사하지만, 팝업 스토어는 예산 측면에서 비교적 여유로운 단기간의 이벤트성 매장이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로의 인식 변화가 크겠습니다. 오늘날 쏟아지는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 속에서 과잉 선택지를 갖게 된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선택 조건이었던 질과 양 뿐만이 아니라 구매 과정에서 겪게 되는 특별한 경험과 가치를 중시합니다. 팝업 스토어는 감각적인 이색 경험을 제공하기에 최적화된 방법입니다.
또한 팬데믹 기간 온라인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온라인이 제공하지 못하는 실재적 연결에 대한 욕구가 증가한 현상도 한몫 하겠지요. 모니터에서 보는 정보가 다였던 고객은 실재하는 공간에서 브랜드와 연결되고, 제품을 실제로 접하면서 신뢰를 가지게 됩니다.
위의 내용들이 최근의 트렌드가 반영된 소비 심리라면, 희소성을 좇는 전통적인 소비 심리도 팝업 스토어의 한정 기간 오픈이라는 특징과 맞아 떨어집니다. 이는 희소한 이색 경험을 인증샷으로 남겨 SNS에 공유하고 과시하는 트렌드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브랜드들은 어떻게 팝업 스토어를 활용하고 있을까요? 여러분이 잘 아는 브랜드와, 혹은 모를 수도 있는 브랜드의 활용 사례를 하나씩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대형 글로벌 IT 서비스 업체인 Google은 검색 엔진 서비스로 알려져 있지만, 구글 캐스트, 인공지능 스피커 등 자체 제작 하드웨어 제품도 판매합니다. 이런 구글이 홈 미니라는 도넛 크기의 인공지능 스피커 출시 직후 팝업 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이 스토어에 입장하는 고객들은 모두 홈 미니에게 질문을 하고, 상자를 얻습니다. 상자 안에는 홈 미니 혹은 도넛이 들어 있습니다. 이 팝업 스토어는 수익을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스피커와 도넛의 파격적인 조합으로 기획된 팝업 스토어는 고객들에게 구글과 신제품에 대한 재미있는 이색 경험과 좋은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화장품 브랜드인 Ainsel은 환경을 위해 불필요한 소비와 공간을 절약하는 데 주목하였고, LipLab이라는 팝업 스토어를 냈습니다. 런던에 위치한 이 팝업 스토어에서는 고객이 자신의 립스틱 색조를 선택하고 15분 안에 만들어지는 광경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또 20% 할인된 가격으로 립스틱 케이스의 리필이 제공되기도 합니다. 주문형 제작 및 리필 용기 할인 판매로 불필요하게 생산된 제품이 매립될 가능성을 줄이고, 고객에게 직접 생산 과정을 확인하게 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고객의 체험에 브랜드 메시지를 훌륭하게 녹여낸 사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팝업 스토어가 단순히 판매 매장으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닌 훌륭한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크게 두 가지 용도로 활용됩니다.
팝업스토어는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매장이므로, 부담 없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즉각적인 고객 반응을 테스트하기에 제격입니다. 또한 온라인으로 한 겹 가려진 반응이 아닌 솔직한 대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정적이지만 실제 제품을 접하여 좀 더 실질적인 정보를 가지게 될 때, 결정적인 구매 판단을 내릴 것입니다. 제품의 진짜 시장성이 윤곽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영구 매장의 가능성 또한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로 가득한 공간에서 고객은 브랜드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상호작용하게 됩니다. 일방적인 광고 메시지 주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객이 직접 공간에 찾아와서,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간이 주는 분위기와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 또한 제공받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브랜드 각인 효과가 뛰어납니다. 이로써 기존 브랜드 지지자들은 물론 새로운 고객과의 관계 구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또한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안고 간 사람들이 온라인에 이를 업로드하고, 해당 게시글을 본 사람들이 새로 유입되는 등 고객이 스스로 브랜드를 홍보하는 바이럴 홍보까지 합쳐진다면 최고의 고객 리드 수단이 될 것입니다.
팝업 스토어는 실재하는 공간에서 고객이 브랜드의 스토리, 철학, 진정성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즉 팝업 스토어의 핵심은 단기 수익이 아닌 브랜딩과 고객 경험입니다. 고객은 온라인이 주는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발로 직접 브랜드 공간에 찾아왔습니다. 그저 다른 곳을 따라 화려한 조명과 조형을 늘어놓고 브랜드와 관련 없는 플레이 요소를 갖다 둔다면 브랜드 각인은 커녕 뻔하고 질리는 획일화된 공간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감성과 논리가 있되 브랜드와의 확고한 연결점이 느껴지도록 스토어를 기획하여야, 팝업 스토어 경쟁에서도 살아남고 기억에 남는 브랜드로 각인될 것입니다.